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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 7. 불안 _ 알랭 드 보통 본문

서평

[2021] 7. 불안 _ 알랭 드 보통

lovable_write 2021. 6. 27. 1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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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현재의 모습이 아닌 다른 모습일 수도 있다는 느낌.
우리가 동등하다고 여기는 사람들이 우리보다 나은 모습을 보일 때 받는 그 느낌. 이것이야말로 불안의 원천이다.

“질투심을 일으키는 것은 우리와 다른 사람들 사이의 커다란 불균형이 아니라 오히려 근접상태다. 일반 병사는 상사나 상병에게 느끼는 것과 비교하면 장군에게는 질투심을 전혀 느끼지 않는다고 말할 수 있다. 뛰어난 작가 역시 평범한 삼류작가보다는 자신에게 좀 더 접근한 작가들로부터 질투를 더 받는다. 불균형이 심하면 관계가 형성되지 않으며, 그 결과 우리에게서 먼 것과 우리 자신을 비교하지 않게 되거나 그런 비교의 결과로부터 영향을 받지 않게 된다.” 데이비드 흄 <인성론> p. 58


이 문제를 이해하려다 보면 결국은 두려움이 모든 일의 근원이라는 느낌이 든다. 자신의 자리에 확신을 가지는 사람은 남들을 경시하는 것을 소일거리로 삼지 않는다. 오만 뒤에는 공포가 숨어 있다. 괴로운 열등감에 시달리는 사람만이 남에게 당신은 나를 상대할 만한 인물이 못 된다는 느낌을 심어주려고 기를 쓴다.  P. 34




모로코여행에서


자신이 하찮은 존재라는 생각 때문에 느끼는 불안의 좋은 치유책은 세계라는 거대한 공간을 여행하는 것, 그것이 불가능하다면 예술작품을 통하여 세상을 여행하는 것이다.   P. 140
- 광대한 풍경 역시 폐허와 마찬가지로 불안을 다독여주는 효과가 있다. 페허가 무한한 시간의 대표자이듯이 이런 풍경 역시 무한한 공간의 대표자로, 거기에 비추어보면 우리의 허약하고 수명도 짧은 몸은 나방이나 거미와 마찬가지로 보잘것 없어 보이기 때문이다.

홍콩 교환학생 시절, 사하라 사막으로 여행을 갔다.
해외에서 외국인으로 살다보면 한국에서 쌓아온 자신의 배경은 사라지고 온전히 ‘나’로 평가 받게 된다. 그런 경험을 처음 해본 나는 생각보다 많이 하찮은 존재라는 생각에 우울했었다. 그러다 파울로 코엘료의 <연금술사>라는 책을 보고는 막연하게 사막에 가고 싶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바로 다음날 모로코로 떠나는 티켓을 끊었다.
거대한 사막은 나에게 평온을 가져다주었다. 사건이 있어서 처음 사막에 들어갈 때는 이미 밤이었다. 앞이 하나도 보이지 않는 밤에 낙타를 타고 사막의 한가운데로 들어가던 순간의 공포감. 그리고 다음날 아침에 해가 떠오르며 보인 끝이 보이지 않는 모래산들,, 그 무한함이 주는 심리적 불안감은 어느 순간부터 위로로 바뀌더라. 마치 보잘것 없는 내가 사막에 불안을 느끼는 것이 사치인 것처럼.  





  • 사회의 목소리 큰 사람들이 선험적 진리로 여기는 견해들이 사실은 상대적인 것이고 연구의 대상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을 인식할 때 비로소 정치적인 의식이 깨어난다.
  • 이데올로기적 진술이란 중립적으로 말하는 척하면서 교묘하게 어떤 편파적인 노선을 밀어붙이는 진술이라고 규정할 수 있다.
  • 그러나 이런 관념들은 강압적으로 지배하는 것처럼 보이면 결코 지배를 할 수가 없다. 이데올로기적인 진술의 핵심은 높은 수준의 정치적 감각이 없으면 그 편파성을 발견할 수 없다는 것이다. 이데올로기는 무색무취의 가스처럼 사회에 방출된다.
  • 그러나 울프는 쉽게 입을 다물지 않았다. 그녀는 전형적인 정치적 진술을 구사하며, “도서관에 입장이 허용되지 않다니 나에게 무슨 문제가 있으띾?”하고 묻는 대신 “나를 들여보내지 않다니 도서관 문지기에게 무슨 문제가 있을까?”하고 물었따. 관념이나 제도가 “자연스럽다”고 생각할 때는 고통의 책임을 아무에게도 묻지 못하거나 고통을 겪은 당사자에게 묻게 된다. 그러나 정치적인 관점에서 보자면 우리가 아니라 관념이 문제일지도 모른다고 상상하게 된다. 수치감에 싸여 “나에게 무슨 문제가 있을까 [여자라는 것일까/피부색이 검다는 것일까/돈이 없다는 것일까]?”하고 묻는 대신 “나를 비난하다니 다른사람들이 틀렸거나, 부당하거나, 비논리적인 것이 아닐까?”하고 묻게 된다. 이것은 자신의 무죄에 대한 확신에서 나오는 질문이 아니라, 자연주의적인 관점이 이야기하는 것과는 달리 제도, 관념, 법은 어리석고 편파적이라는 인식에서 나오는 질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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